지리산 종주

Diary 2010. 11. 1. 00:46

나의 의지 약함을 이겨보고자
오래 전부터 운동하며 체력을 키우고 시작한 지리산 종주의 흔적을 남겨본다..

정말 꼭 필요한 것들만 짐을 챙기고..
불필요한 것들은 내려놓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이것도 먹을 것 같고 저것도 필요할 것 같지만 사실상 필요한 것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의식주의 소중함.. ㅠ_ㅠ

동이 트는 노고단의 모습

날이 밝아지다.

짜잔. 노고단 성삼재. 새벽부터 올라 동틀 무렵 정신없는 상황..

목적지는 천왕봉.

지대가 높아 가을이 지난 것 같은 경치를 보여준다.

휴식 중 낙엽위에 누워 가을의 정취를 느껴본다.

새벽 4시 부터 산에 오른 결과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하고..

동양화 한 컷.

가도 가도 끝이 없으니 한타임 쉬어간다.

전북·경남·전남 3개 도의 경계에서..

"三道를 낳은 봉우리에서 전북·경남·전남 도민이 서로 마주보며 天·地·人 하나됨을 기리다."

갈대와 운해

이정도 왔다. (with 현구)

첫날 점심을 해결할 연하천 대피소 도착~

만능 카레, 김밥, 라면..

지리산의 모든 대피소는 와이파이존 ! 하지만.. 나는 디지털 원시인..

하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의 우체통도 있고...

현구와 서로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

첫날 묵었던 벽소령 대피소. 예약을 하지 못해 추운 복도에서 덜덜떨며 하룻밤을... ㅠ_ㅠ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둘째날 종주 다시 시작.. 오늘 목적지는 장터목까지..

이튿날. 지리산자락에서 만난 분과 한컷. 뒤의 외국인은 아웃도어 CF를 찍는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짐.

날고 싶다. 마음만 날자...

추락 주의

힘내자. 아잣 !

세석 대피소 도착 직전..

파노라마 사진

이곳 세석 대피소에서 둘째날의 식사를 해결..

지평선이 아름답다.

스산한 느낌 ?

서부의 약장수

나무 두 그루가 붙어 있다..

뿌리는 다르지만.. 붙어자라고 있다. 나무도 짝이 있는데.. ㅡ.ㅜ

장엄하게 죽은 고목. 내 키의 3배는 되는 듯 !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도착했다. 장터목 대피소 !

머나먼 고행길을 마치고 도착..ㅠ_ㅠ

저녁 준비로 분주한 사람들..

둘째날 묵게되는 장터목 대피소. 인상적인 문구인 서울항공인터네쇼날 운반 업체 ㅡ.ㅡ;;

목재로 건축된 대피소 내부. 번호 앞에서 한명씩 잘 수 있다. 상상해보면 사진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낭만적이진 않다.

3일차. 동 트기 전 한시간을 걸어 도착한 지리산 제일 천왕봉.

천왕봉 인증샷. 여길 오르자고 이 고생을.. 참고로 여긴 휴가지다. ㅡ,.ㅡ 일출은 보지 못함.

하산길.. 속성코스로 내려오다 보니 무릎이 남아나질 않는다.

하동 바위 앞에서..

가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마음까지 정화되는 것 같다.

아랫쪽에 내려오니 대나무도 있고..

다리만 나오면 무조건 포토존.

낭만의 가을

개울에 뛰어들고 싶다.

3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은행나무와 작별하며

가을을 증명이라도 하듯 매력을 뽐내고 있는 감나무

마무리는 동동주, 파전과 함께.. ^^


이렇게 대장정을 마치고 나니 무언가 뿌듯함이 느껴진다.
일상에 돌아가서도 여행 중 느낀 것들이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AND


프랑스의 음악 채널에 항상 등장해 즐거운 노래를 불러준 Joyce Jonathan :-D

Acoustique version. Wonderful guitar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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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요란한 이별이나 거창한 만남의 의식 없이도 어김없이 오고간다.

보신각 타종식에 단 한 번 가본 적 없어도, 해맞이를 하러 산꼭대기에 오르거나

동해로 달려가지 않고도,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왔다.

소용을 다해버린 달력을 치우고, 새 달력을 벽에 거노라니 언제쯤 이것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하는 아득한 기분이 든다.

물론 그 생경함은 잠시 뿐,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함을 넘어 무덤덤해지고

무덤덤해지다 못해 지겨워질 것을 뻔히 알지만 말이다.

"흘러간 것은 물이 아니라 흘러간 물이다." 는 박용하의 시구를 흉내내어

"흘러간 것은 시간이 아니라 흘러간 시간이다." 라고 중얼거려 본다.

그처럼 시간은 언제나 새롭다. 유행가 가사처럼 우리는 그저 세월을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것 뿐이다.

때로 변화 무쌍한 시대의 물결을 몸에 싣고 아슬아슬한 파도타기를 한다.

하지만 정녕 흐르는 것이 두렵지 않으려면, 물멀미를 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버리지 않으려면,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을 읽는 정중동의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나를 잃지 않고 변화할 수 있다.

'나'라는 중심을 놓치지 않아야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말이 더 이상 위협적인 압박이나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마음은 거대한 변화는 커녕 사소한 변동에도 들썩거리기 쉽다.

사람은 누구라도 근본적으로 어리석고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토록 맥없이 일희일비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독서가 필요하다.

책읽기는 단순히 정보 습득이나 처세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 탁월한 치유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살아갈수록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데 지식이나 정보보다 지혜가 더 소중하듯,

독서는 당장의 실용적인 이유를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를 얻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오늘 펼쳐드는 한 권의 책으로 언젠가 다섯 수레를 지혜로 가득 채우는 꿈을 꾸어보는건 어떨까 ??

<소설가 김별아의 사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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